스플릿 플로어 프로젝트《핑킹가위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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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666 댓글 0건 조회 24회 작성일 25-05-23 18:46
작가명 양희윤 이초록
전시기간 2025-05-10 ~ 2025-05-31
휴관일 일요일 휴무
전시장소명 10의 n승 세운상가
전시장주소 03194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59 세운전자상가 4층 4특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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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ound Floor

 

 전시 <핑킹가위 증후군>은 소유했다는 착각 속에 살며 만들고 그리는 두 사람의 시선을 담은 하나의 장면이다.

 우리는 전시를 위해 각자의 그림과 조각뿐 아니라 습관처럼 모으기를 지속한 물건을 나열했다. 키링, 자물쇠가 없어진 열쇠, 포장 리본, 비즈 스티커, 녹슨 못 등 눈앞에 펼쳐놓은 ‘일상 사물’은 이미 소유한 물건인 동시에 앞으로 다시 (다르게) 소유해야 할 대상이다.

 

 이초록의 작업실에서 핑킹가위 세트를 발견한 순간. 이미 여러 개의 가위를 가졌지만, 굳이 핑킹가위 세트를 산 그의 행위를 옹호하고 싶어졌다. 그가 가위와 핑킹가위는 엄연히 다르다고 말하자 내가 모으는 다양한 재질의 테이프, 끈, 포장지 따위가 생각났다. 우리는 일상에서 평범하게 쓰는 도구나 버려야 하는 물건을 관찰하고 그것만의 다름을 찾는 강박증을 ‘핑킹가위 증후군’이라 부르기로 했다.

 

 굳이 귀여운 핑킹가위 세트를 사서 각각의 칼날이 얼마나 다른지 확인한다. 더 이상 쓸 일 없는 택배 속 완충재를 모아서 고이 접어둔다. 키링 수백 개를 사서 달고 끈이 없으면 종이를 잘라 땋는다. 당연하게 포장지의 색감과 무늬를 음미하고 부자재의 사소한 디테일에 감동한다. 굳이 그리고 당연히. 사고 모으고 자르고 붙이고 만들고 그려서 비로소 가진다.

 

 우리의 착각은 완성된 작품이나 이미 소유한 물건을 전시라는 한 장면의 구성품으로 만든다. 우리에게 소유는 단순히 가진 상태가 아니다. 미묘한 차이를 확인하고, 버려야 할 것을 차곡차곡 쌓아두고, 색감과 무늬를 감상하며 무엇과 함께 어디에 어떻게 놓을지 고민한다. 가진 후에도 가지기 전처럼 고민하고, 가지기 전에도 가진 것으로 착각한다.

 

글 양희윤

디자인 이초록

 

 

스플릿 플로어 프로젝트

《핑킹가위 증후군》

2025. 5. 10. ~ 2025. 5. 31.

10의 n승 세운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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